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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의 시집 124] 그리고 여섯 해 지나 만나다 : 오도엽 시집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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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문학의 시집 124] 그리고 여섯 해 지나 만나다 : 오도엽 시집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오도엽 
  • 출판사실천문학사 
  • 출판일2006-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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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접공으로 산업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시인 오도엽의 시를 이야기하자면 섬광과 불똥과 굉음의 일터를 배경에 세워두어야 한다.

오도엽의 시에는 확실히 생활의 땀내가 배어 있다.

때로 그것은 비애의 어조를 띠기도 하지만 일하는 사람의 건강한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쉽게 흔들리거나 부서지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준다.

1990년 다니던 대학을 스스로 그만두고 노동현장에 들어가서 진짜 노동자가 되었고, 노동자가 된 뒤로 오랜 수배와 감옥생활을 겪었다. 체험의 기록은 항상 매혹적이다. 남의 일기나 편지를 훔쳐보는 맛이 각별하지 않았던가?

오도엽의 시맛 역시 각별하다. 이는 진실과 닿아 있는 체험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오도엽의 시는 머리와 손으로 쓴 시가 아니다. 가슴으로 쓴 시이다.

오도엽 시인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다 그래서 시를 가슴으로 쓰기도 벅차 온몸으로 쓰는 시인이다.(서정홍 시인의 말) 현장의 시들은 가끔 구호처럼 들리기도 한다. 오도엽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상투적인 수법을 그대로 차용한 시들이 있다. 그러나 오도엽의 시들은 체험을 바탕으로 인간관계를 그릴 때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개인의 직접체험이 앞에 나서는 경우보다 동반적인 관찰자의 시점을 유지하는 시들이 완성도가 높아 보인다.

이것은 시를 비롯한 문학적 장치들이 본래 사유재산일 수 없는 공유물이어서 일정한 거리 두기를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시집에 오도엽은 일이라면 지지 않을 상머슴처럼 많은 내용을 담았다.

그의 처지에서는 당연한 욕심이지만 그것들이 보다 절제된 형식을 동원하여 효과적으로 표현되기를 바라는 것도 독자의 탐욕이다.

<이제는>에서 “이젠/ 할말은 할란다”라고 부르짖었듯이 그는 이런 요구를 못마땅하게 여길 것이다.

그러나 사실을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진실을 밝히라는 시대의 요구를 따르는 것이 언어공동체와 운명을 함께 하는 시인의 책무이다.

오도엽의 시에서 나는 그러한 작업을 수행할 가능성들이 확산의 기회를 노리고 있음을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저자소개

1967년 전남 화순 출생.

1996년 금속연맹 서부경남지부 제1회 「들불 문학상」 수상.

1997년 제7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

「일과 시」 동인이며, 창원공단에서 근무.

목차

제 1 부
공단의 봄
봉암에 가면
노동자 탓이오
까발려 보자
빵구투성이
차라리
어느 더운 날
공단의 봄 1
공단의 봄 2
공단의 봄 3
공단의 봄 4
밤샘일을 마치고
몹시 무덥던 날
달개비꽃
실업일기 1
실업일기 2
실업일기 3
실업일기 4

제 2 부
살아남는 기라
무너진 가슴
한가위

겨울 이야기
감추고 싶은 이야기
한때는
우러러보는 사람
꼬창모
살아남는 기라

제 3 부
아직 따뜻합니다
할아버지 제삿날
이삿짐을 꾸리며
사재기
여름나기
아내의 입덧
그리고 여섯 해 지나 만나다
아직 따뜻합니다
제자리걸음
밀밭에서
골목길
겨울, 감나무 밭
엄니의 손
고향

제 4 부
살아남은 것은 가짜다
학살, 일천구백구십팔년
우리 것이 제일이여
이 땅에서 시를 쓴다는 것은
이제는
즐기는 세상
살아남은 것은 가짜다
다시 오월
일진회 1
일진회 2
다시, 이 자리

제 5 부
개망초 피었당게요
개망초 피었당게요
어머니
옥바라지 삼 년
독거수
아빠 보러 온 날
참일꾼
강냉이
모진 소원
피장파장
북에 두고 온 가족
어머니와 아들
굵어야 할 것이 있다

해설/정철성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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